'니하오'는 인종차별일까 아닐까?
해외에서도 언제나 뜨거운 논쟁이다.
인종차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이렇다.
"'니하오'는 그냥 인사일 뿐이고, 네가 아시아인처럼 생겼으니까 그냥 '니하오'라고 한 거야. 어떻게 그게 인종차별(나쁜 일)이야? 그럼 서양인(caucasian)처럼 생긴 사람에게 'Hello'라고 하는 게 인종 차별이니?"
나도 한때는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다. 내가 비슷한 일을 당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리고 뭐... 잠깐 해외여행 다닐 때도 그런 일 겪은 적 많지만, 그땐 워낙 바쁘기도 하고, 허허하고 웃어넘겼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여기에 살고, 나의 지인들과 친구들이 이 나라에 있고, 나는 엄연히 이 나라에 거주지 등록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인데, 갑자기 생뚱맞게 여기 현지에서 사용하는 말(영어,프랑스어,스페인어,독일어 등)도 아니고 내 나라 말(한국인)도 아닌 '니하오' 혹은 '곤니찌와'라고 하는 것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다.
인종차별 앞에서 '좋은 뜻'과 '나쁜 뜻'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 사람의 '인종'을 보고 당신이 그 사람을 다른 사람과 다르게 대한다면 그건 인종차별이다.
예를 들면, 지나가는 사람이 두 명 있는데, 그중에 머리가 노란 사람을 보고는 헬로라고 하고 까만 사람을 보고 니하오라고 하면 그건 인종차별이다. 왜냐면 당신은 그 사람이 여기서 자란 2세인지, 정확히 중국에서 왔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당신이 좋은 뜻으로 인사했든, 나쁜 뜻으로 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당신은 그 사람의 머리 색깔을 보고 마음대로 판단 내리고 행동했기 때문에 그것은 폭력이고 인종차별이 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정말 좋은 뜻으로 말했어도 좋은 '인종차별'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게 왜 결국에는 '니하오'라고 하는 것이 나쁜 인종차별로 이어질 수밖에 없느냐? 이것인데, 그 이유는 정상적인 사람들은 길거리를 지나가다 마주치는 모르는 사람에게 '헬로/니하오/안녕하세요'라고 하지 않는다. 결국 갑자기 '니하오/헬로'라고 하는 행동은 이상한 사람들이 이상한 의도를 가지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도 두 번 겪은 적 있는데, 한 번은 그냥 평범한 길거리를 가던 중이었다.
첫 번째 미야옹.
반대편에서 오던 어떤 남자가 자꾸 미야옹 미야옹 하면서 실실 웃으며 고양이 소리를 내면서 가는 것이다. 그래서 저 사람이 어디 정신이 아픈 것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한참 지나고 생각해보니 나에게 니하오라고 했던 것..ㅋㅋ 내가 못알아 들으니까 여러번 한것 같다...ㅋㅋㅋㅋ 아.. 어디 아프세요?ㅋㅋ 니하오 발음도 제대로 못하면서 ㅋㅋ 미야옹이 뭐람ㅋㅋㅋㅋㅋ
재밌는 건, 이런 상황에서 내가 경찰을 불렀다면 본인은 그냥 인사하려고 '니하오'라고 말했다고 변명했을 것이라는 거다.
여러분이 해외에 나오면 마주하게 되는 '니하오'는 절대 정상적인 '안녕하세요'수준이 아니고, 이런 이상 황당한 상황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니하오'는 인종차별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두 번째 곤니찌와!!!!
사람이 아주 많은 광장에 있는데, 어떤 사람이 갑자기 곤니찌와!!라고 크게 소리 질렀다. 광장에 있는 사람들이 다 쳐다볼 만큼... 그리고 내 일행이 쳐다보니까 코로나!!!!!!라고 했다. 그리고 혼자 낄낄 웃음.. 아프신 분 한 분 더 출연ㅋㅋㅋㅋ 이 사람은 바보같이 명백하게 '코로나'라고 뒤이어 외쳐서 본인 스스로 100% 인종차별주의 인증을 해버렸지만, 만약 '코로나'라고 외치지 않았다고 가정해보자.
이 사람은 아시아 사람들에게 큰소리로 곤니찌와!!라고 소리 질렀다. 사실은 마치 위협 수준에 가까웠다. '헤이 안녕~~??' 이런 뉘앙스가 아니고, '야! 바보들아!!' 약간 이런 식의 소리 지름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게 생각한다고 해도, 그 우렁찬 '곤니찌와'의 소리 지름은 '안녕하세요?? :)' 이런 느낌 절대 아니고, 아무리 미화시켜준다고 해도 '어이 거기 안녕이라고 내가 말을 하고 있잖아 이 짜식들아!!!!' 이런 무시하고 하대하는 듯한 뉘앙스였다. 곤니찌와라는 단어에 아무런 욕설이나 위협적인 뜻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해도,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깜짝 놀라서 쳐다보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하면 될 것 같다. 이런 상황을 문제 삼으면 '곤니찌와'라고 인사했는데 왜 인종차별이냐고 변명하는 것이 그들의 특징이다.
이런 사람들과 같은 부류가 되고 싶지 않다면, 오늘부터라도'" 니하오'가 인사지 무슨 인종차별입니까?" 라고 말하는건 그만두는것이 좋겠다.
해외에서의 현실은 이런데도 불구하고, 아시아인의 입장에서 '니하오'라고 하는 건 인사잖아요... 인종차별이 아니에요..라고 인터넷에서 댓글 다는 사람에게는, 네가 한번 겪어보세요.라고 말해주고 싶다.
당연히, 웃으면서 아주 친절하고 상냥하게 '니하오'라고 하는데, "너 왜 나한테 인종 차별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므로 누군가 당신에게 와서 "내가 '니하오'라고 말하는 인종차별을 들었다"고 얘기한다면, '니하오'라는 말을 들었고 안 들었고 그 말이 인종차별이고 아니고 이런걸 따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그 사람은 부정적인 상황을 경험했으며, 그러므로 그것이 인종차별이었다는 팩트를 정확히 이해해야한다.
아무튼 아래의 CNN 기사를 보고 생각나서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세 번째 인종차별은 경찰이 도착한 이후 발생했다. 워커와 PD가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경찰에 밝히자 경찰은 오히려 화를 내며 "영어를 할 수 있는지 묻는 건 인종차별이 아니다"라며 워커 일행의 의견을 듣기는커녕 오히려 위협했다는 것이다. 워커는 "누군가 영어 사용 여부를 묻는 게 본질적으로 인종 차별적이지 않다는 걸 이해한다. 정직한 질문일 수도 있다"며 "하지만 공항에 있던 두 남성이 나를 쳐다보며 영어를 못한다고 가정했다. 이후 인종차별과 조롱이 뒤따랐다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느냐"라고 반문했다.
워커는 이어 "왜 영어가 내 모국어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냐"며 "내가 외국인이어야 한다는 가정과 이 나라에 속하지 않는다는 암시는 우리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항상 직면하는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