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퇴직을 앞두고 많은 주변의 일들을 정리중이다. 작게는 내가 가지고있는 물건을 필요한 누구에게 전달할 리스트를 작성중이기도 하고 크게는 내 미래를 위해서 차근차근 퇴적층을 쌓듯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내 인생에서 아주 큰 결정을 하고 변곡점을 맞이하며 나는 내 주변의 사람들을 돌아보게 된다. 가끔씩 그들을 보며 울컥 할때도 있다.
나에대한 오해와 불신에 가득 차서 인연을시작했지만 이제는 나에대해서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주시고 내 결정이 결국 회사의 잘못된 방침때문이고 그것때매 아까운 인재를 놓치게 된 것이라 개탄하시던 전 팀장님.
어제도 공부하고 있는데 영상통화 걸려와서 너무 아쉽다고 내가 널 어떻게 뽑았는데ᆢ하시며 안타까워하시던 내 첫 팀장님.
코로나때문에 대면할수 없어서 참 무례하게도 추천서를 카톡으로 부탁을 드리는데도 말을 꺼내자마자 쿨하게 OK를 해주신 정 붙일 곳 없는 회사생활에 큰언니같이 조언도 하고 때로는 쓴소리도 해주시던 역할을 해주신 옆팀 부장님.
새롭게 준비하는것을 잘 들어주시고 너는 진짜 니가 하고싶은일 잘 할수있는일을 찾아간다면서 용기와 격려를 한 없이 주시던 입사시의 같은팀 선배이셨던 부장님.
참 아웅다웅 티격태격 싸우기도하고 감정의 날이 서기도 했지만 결국 지금은 옆자리 짝궁으로 잘 지내고 있는 살짝 안쓰럽기까지 한 차장님
그리고 나와는 참 악연인지 인연인지 처음과 끝을 같이하는데 내 부족한점과 개선점을 항상 조언해주셨던 현 팀장님. 막상 이분은 내가 퇴직을 결정 후 주변사람과 고객들의 반응을보고 나를 재평가하게되고 지금 마지막까지 아주 잘해주신다. 일주일에 두번씩 꼭 따로 식사를 같이한다. 평소에 잘봐주시지 그러셨어요 ㅋㅋ
참 지나보면 따뜻하고 고마운 사람들.
사회에 덩그러니 나와서 정 붙일곳은 없는것은 맞지만 그래도 십수년간 한 회사에 몸담아오면서 사람으로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그 사람들 덕에 나도 성숙해지고 겸손해지고 나날이 발전해감에 감사한다. 만약 그들이 아니었다면 난 내 머리 하나만 믿고 내 좁은 아집만 믿고 세상을 곡해하며 살아갔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떠날때 비로소 그들이 얼마나 감사한 존재였는지 다시한번 깨닫게되었고 나도 누군가에게 감사할 존재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