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부터 어머니는 항상 매사에 감사하라고 말씀하셨었다.
실제로 나는 강남(부자들이 사는곳을 꼭 여기라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한복판에서는 좀 멀리, 많이 멀리 떨어진 작은 동네에서,
그 동네 기준으로는 유복하고 행복한 가정에서 부족함 없이 자랐다.
내가 사고싶은 것, 하고싶은 것, 가고싶은 여행은 모두 누릴수 있었으며,
돈이 없다는것이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자랐다.
부모님이 공부를 강요하지 않았던 탓에 공부를 스트레스 받으며 한적도 없었지만,
중학교 정도까지는 늘 전교 1등이거나 몇등안에 드는 성적이기 때문에 딱히 강요당할 처지도 아니었던것 같다.
각종 악기, 운동 같은 취미생활을 위주로 방과후 시간은 구성되었고, 화목한 가정에서 행복하게 자랐다.
어머니는 늘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고 하셨지만,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정확히 몰랐던것 같다.
희노애락을 겪어야 인생을 알게 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앞자리가 3으로 바뀔때 까지도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다.
고등학교는 공부 잘하는 애들이 모인곳으로 진학했는데, 나는 내가 하고싶은것을 하고 싶어서,
당시에는 학교에 있지도 않은 '동아리'라는 입시와 관련 없는것을 만들었고, 그냥 내가 하고싶은것을 했다.
상위권 성적은 유지했지만, '좋은 대학'이라는 곳에는 갈수 없었고, 그때는 '좋은 대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몰랐다.
대학은 내가 하고싶은것을 가르쳐주는 곳으로 진학했는데, 좋은 친구들도 많이 만나서 열심히 하다보니 수석으로 졸업했다.
졸업 당시에는 국내 탑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영어'를 잘 못해서, 영어 시험에서 떨어져서 면접 볼 기회도 없었다.ㅎㅎ
당시 학교에서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은 모두 이 대학원에 진학하게 된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대기업에 척척 붙어서 내가 원하는곳을 골라갈수 있었고, 약 5년을 근무 후 경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대학원에 진학했던 친구들이 근무하는 곳으로 이직하여 그 친구들과 다시 같이 근무하게 되었다.
이 회사에서는 거의 7년을 근무했는데, 회사생활은 잘풀려서 성취감도 크고 정말 재미있었다.
세상에는 정말 삼재라는것이 있는 걸까,
삼재가 언제 오는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즈음에 나도 약간 몸이 안좋았다. 아마 30대 즈음에 노화기 시작되기 때문인걸까,
그리고 언제나 나의 뒤에서 든든하게 버텨주실걸고 생각했던 정정했던 부모님 중 한분이 암으로 약 2년간 투병생활을 해야했다.
우리는 친척이 정말 많은데,(부모님 두분 쪽 합쳐 10형제 넘음) 모두 건강체질이라 누가 입원했다는 소식은 들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충격이 컸다.
거기다가 내가 쌍둥이처럼 여기는 한살차이 언니도 그때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인지 암에 걸려서 약 2년간 투병했다.
다행히 지금은 모두 일상으로 복귀하여 건강하게 지내고 있지만...(이게 바로 작년까지의 일이다.)
악몽에 시달리지 않고, 아무걱정없이 하루하루를 보낸다는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다.
나는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가 꿈에 등장하는 악몽에 자다가 벌떡 일어난적도 있었다.
해외의 빅컴퍼니에 입성하는 꿈을 이루고, 현재는 외국에 살고있다. 그러나,,,
이 모든게 마무리 될때쯤, 참 타이밍 절묘하게 그동안 가고싶었던 드림컴퍼니중 하나에서 연락을 받게 된다.
위의 일들로 정신없던 시절이고, 긴급한일도 계속 생겨서 인터뷰 일정도 계속 변경해야했지만, 이 모든걸 기다려준 회사..
그냥 해외여행이나 하자는 마음에, 회사에 비행기표와 숙박비 까지 모두 지원받고 인터뷰를 보았고, 몇달 후 나는 지금 해외에서 살고있다.
훨씬 많아진 연봉, 훨씬 커진 집, 훨씬 깨끗한 집, 업무하는데 필요한 모든것을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지원하는 효율적인 환경,
깨끗한 공기와 여유로운 사람들, 친절한 이웃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 그리고 높은 인구밀도 때문에 어찌할 도리가 없는 남들과 비교심리, 경쟁의식 이런것에서 모두 벗어나 좋은 환경에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한다.
그리고 정말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로 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교류하면서, 내가 인격적으로도 한층 더 성숙했음을 느끼고 있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행복에 대한 진지한 고민
무엇이 이 사건의 유발점인지는 알길이 없으나, 나는 요즘 행복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고 있다.
잠깐 힘들었을때 조차, 가장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니 항상 행복했던것 같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면서, 돈을 벌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았다는 것과, 어쩌면 살아갈 날이 그렇게 많지 않을수도 있겠다는 생각.
그리고 회사에만 너무 집중한 탓에 재테크에서 많은 수익을 거두지 못한 노후에 대한 약간의 걱정.
얼마전 두세달간 겪은 의자에 10분도 앉지 못했던 극심한 허리 통증.
남아있는 나의 시간을 더욱 소중히 여기고, 생존의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돈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서, 내가 하고싶은 일에 더욱 시간을 쏟을수 있는 삶을 빨리 만들고 싶다.
변이에는 고통이 따른다.
나에게 가장 익숙했던 회사일을 빼고서라면, 나머지는 모두 처음 자전거를 탈때와 같은 고통이 느껴지는 듯 하다.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워야 하는 고충,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지는 상처, 자전거 타는 근육을 키우기 위한 고통.
이런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예전부터 들었던 감사일기를 시작했다.
비록, 오늘 시작했지만 몇주간의 아침보다는 사뭇 다른 아침을 맞이한것이 느껴진다.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고, 나에게 주어진 모든것들이 감사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내가 처한 환경에서 그래도 내가 할수있는 것을 깨달음으로 인해서 자존감이 높아지는것 같다.
너무 무리한 목표를 세우지 말고, 딱 월화수목금 5일만 도전해보자. 토일은 푹 쉬어야지 :)
mimoforfire.tistory.com/
혹시 감사일기를 쓰고 있거나, 써 본적이 있으신분, 아니면 써보고 싶은 분들 계신가요?
감사일기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혹은 시도해보았다면 느낀점이 어떤것인지, 계속할만한 가치가 있는것인지,
여러분들의 생각을 나누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