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rls on FIRE 파이어족

내게 여행은 앞으로 더 치열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이었다.

20대의 여행은, 밥먹는 시간도 아까워하며 칼로리바 하나 들고 오사카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하루 종일 놀이기구를 탈 수 있는 그런 것이었고, 북유럽 야외클럽에서 백야를 만끽하며 잠도 자지 않고 놀다가, 낮에는 또 관광을 떠나는 그런 것이었고,

아침 일찍 일어나 사람 없는 유럽의 명소를 방문하고, 미술관을 들렀다가, 저녁에는 레스토랑과 바에 방문하느라 하루에 4시간만 자는 그런 것이었었다.

그렇게 신나게 일주일을 넘게 놀다 와서도, 회사에서 복귀하는 일을 처리하는데 문제가 없었고, 언제나 다음 여행이 예약되어 있는 그런 삶.

 

하지만 연차가 쌓이며 회사에서 해야 할 일이 많아질수록, 나의 몸뚱이의 쓰는 속도보다 재생하는 속도가 느려질수록, 나에게 여행은 또 하나의 '일'같은 것이 되어버렸다. 그때부터 나는 아무 계획 없이 비행기표와 리조트 예약만 들고 사람들 없는 곳으로 가서 하루 종일 수영하고 먹고 자다가 오는 그런 것으로 바뀌었다.

 

이때 다녀온 발리 물리아 여행도 완벽한 휴식이었다. 6~7시간을 비행기 타고 갔지만, 발리는 하나도 둘러보지 않는.. 그럼에도 하나도 후회하지 않았던... 그런 완벽한 최고의 , 여행.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까 조금 짠하기도 한 것 같다.ㅎㅎㅎ

 

물리아에 도착하고 체크인, 그리고 숙소에 짐 풀고 쉬기

호텔 이곳저곳을 방문하는 것을 좋아하는 지라, 같은 호텔은 최대 2박까지만 예약하는 편인데 이때는 정말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같은 호텔을 4박 여행했고, 이 리조트에 방문하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모든 것 이었었다.

 

물리아 리조트는 가족들이 와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물리아 리조트와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더 물리아로 구성되어있고, 내가 예약한 곳은 더 물리아였다. 더 물리아는 손님 한 명 한 명에 버틀러가 내내 붙어서 최고로 대우해 주며, 쉬는 동안 불편하지 않게 각종 시설의 인구밀도가 제한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면, 물리아 리조트의 수영장에 가면 사람이 많고 애들도 많아 번잡하지만, 더물리아의 수영장은 거의 내가 독점...아니면 3~4명 더 있는 수준이었다. 물론 사람이 많을 때는 더 많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물리아리조트의 수영장과는 다른 조용함이 있다.

 

공항에서 더물리아로 직행하여, 더물리아에 체크인하고 방으로 바로 안내받았지만, 더물리아는 로비가 자그마한 편이어서, 물리아리조트의 탁 트인 전망과 으리으리한 로비가 마음에 들어 이 사진을 올려본다.

 

물리아리조트의 로비. 우리나라 건물 8층쯤 될것 같다. 사진에는 표현되지 않았지만, 아래로 쫙 내려다보이는 리조트전망과 바다가 참 멋지다.

숙소에 입성. 숙소는 거실과 침실, 그리고 욕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크기는 130m 제곱 이어서, 4박 5일 동안 편히 쉬기에는 딱 좋은 크기였다.

 체크인시 받은 웰컴과일과 손편지가 마음에 들었다.(사진 왼쪽 아래)
테라스에서 촬영한 침실/욕실 사진. 침실 왼쪽벽 너머로는 욕실이 있으나 사진에는 담기지 않았다.
거실에서 찍은 테라스의 사진. 테라스에는 침대와 자쿠지가 있었다.
테라스는 트로피칼뷰와 비치뷰 타입이 있는데 비치뷰보다는 트로피칼 뷰가 좋은것 같다. 비치뷰는 수영장이 인접하여 소리가 들리며, 바다는 하루종일 보니까..


체크인하고 좀 쉬다가 이제 수영을 해볼까 하고 나가는데, 문 밖에서 버틀러가 기다리고 있었다. 덜덜.... 언제부터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 ㅠㅠ

버기를 타고 리조트를 안내해준다고 한다. 나 혼자 산책 겸 걸어 다녀도 되는데...라고 생각했다가 나중에 정말 그랬으면 큰일 날뻔했다는 생각.

 

리조트가 정말 산 하나를 빌린 것 마냥 너무 커서... 절대 걸어 다닐 수 없을 것 같았다. (편도를 걷는 것 정도는 가능할지도..)

 

재밌는 에피소드는 밤에 또 나 혼자 산책해보겠다고 여기저기  걸어 다니다가, 버기를 타고 다니는 직원들과 여러 번 마주쳤는데 자꾸 태워준다고..... 어디 가냐고 ㅋㅋㅋㅋㅋㅋ 몇 번 거절을 하다가 나중에 깨달은 것이.... CCTV를 지켜보고 있다가, 나를 여러 차례 데리러 온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ㅎㅎ

 

조깅이나 요가로 시작하는 건강한 물리아의 아침

물리아 리조트가 위치한 누사두아는 해변을 안고 있는 지역의 이름이다. 물리아가 차지한 대단지 면적은 비투숙객의 통행이 통제되며 아침에 아무도 없는 곳(이 아저씨가 있었지만..)에서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조깅-이라고 쓰고 걷기라고 읽는다.-을 할 수 있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달리는 사람들은 참 멋지다. 난 언제쯤...
내가 좋아했던건 이 요가프로그램 이었는데, 자연속에서 새소리를 들으며 깨끗하게 닦아놓은 마루에서 요가하는 기분은 최고였다.
하루에 여러차례 진행되는 아쿠아로빅. 사실 신나는 음악에 맞춰서 사람들과 웃으며 진행하는 아쿠아로빅이 내 취향엔 딱이었다는.

운동은 아침식사 전후로 자기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고르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어쨌든 아침에 가장 중요한 일인 아침식사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아침식사는 물론 룸서비스로 시킬 수도 있지만, 더 물리아에는 워낙 귀한(?) 음식이 나오고, 음식을 계속 시킬 수 있기 때문에 룸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조식당에 가면 안내를 받아 자리에 착석하고, 어디서 알고 내 담당 버틀러가 기가 막히게 출근하신다. 아주 정중하고 세련된 유머를 구사하시면서... 어제 잘 잤냐부터.. 오늘은 뭐할 거냐... 웃으면서 케어해주신다. 난 정말 아무 계획이 없어서 맨날 계획이 없어.. 그랬는데, 그때마다 버틀러가 오늘의 리조트 행사를 브리핑해주시고 날씨와 때에 맞게 주위 관광지라던지 여러 액티비티를 추천해주셨다. (이때는 몰랐다.. 오늘 뭐할 거냐고 물어보는 게 버틀러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것이었다는 걸... 만약 내가 뭘 하겠다고 하면 버틀러가 그 시간에 딱 맞춰서 방에 데리러 오고, 그리고 버기도 태워주고.. 그런 의미에서 물어보는 거였다는 걸 ㅎㅎㅎㅎ 내 담당 버틀러 나랑 수수께끼 하느라 너무 고생하셨음 ㅠㅠ)

 

조식으로는 캐비어, 푸아그라등 나같은 서민에게는 신기한(?)음식을 무제한 시킬수있었다. 이건 푸아그라의 사진.

조식은 역시나 풀코스로 제공되는데, 음료 중에는 생과일주스가 항상 최고였던 것 같다. 무엇을 넣을지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데, 비트 같은 건강한 야채들도 넣어서 취향대로 믹스할 수 있었다.

 

내가 하루 중에 가장 좋아했던 시간은 아무래도 조식 후 식사 타임이 아니었을까.

 

조용한 더물리아의 수영장과 누사두아를 바라보며 시작하는 아침

 

오후에는 항상 신나는 수영 타임. 한국에 수영장이 없는 줄 알면 어쩌지?ㅎㅎ

머무는 5일 내내 항상 신나게 오후마다 수영을....... 나만큼 하루 종일 수영하는 사람도 내 기억엔 없었던 것 같다.

물리아 리조트 쪽 수영장으로 건너가면 애들이 많아서, 거기 가족들 사정은 모르겠지만, 확실히 더 물리아에 머무는 분들은 수영은 잠깐 내려와서 몸만 식히고 가는 정도.... 

조용한 수영장에서 하루 종일 먹고 마시고, 나중에는 수영장 가드들도 내 이름을 알정도가 되어버렸다.ㅎㅎ

 

코앞이 바다였지만 한번밖에 나가지 않았어.
썬베드도 가봤지만 1시간 내에 바로 돌아왔지.
나도 저멀리 보이는 서프같은 액티비티 좋아하는 편인데, 더 물리아 수영장은 인생 최고의 만족이었기에...수영장에만 머물렀었네.
내가 묵는 숙소의 침실보다, 수영장 오른쪽의 카바나가 마치 내 집에 된것 같았지.
더물리아 수영장 평균 인구밀도는 항상 요정도.
와인을 요청하면 이렇게나 친절하게,
물을 요청하면 이렇게나 황송하게,
누사두아의 비치. 바다에 안나가도 하나도 아쉽지 않았던 더 물리아 전용 수영장 고마워.
여기가 물리아리조트의 수영장이다. 꽤 큰데 사람도 정말 많았다.ㅎㅎ 그리고 듣기 좋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를 않는다.ㅎㅎ

3곳에서 즐길 수 있었던 즐거운 애프터눈 티 시간 ♥︎

애프터눈 티도 항상 무료로 제공되었는데, 트레이만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셀프로 가져다 먹을 수 있는 미니 뷔페도 제공되었었다.

트레이만 먹기에도 내 배는 터져버릴 것 같긴 했지만..

애프터눈 티를 3곳에서 즐길 수 있는 덕분에 여러 건물을 방문하고, 그 건물들을 구경하는 것 자체가 너무 즐거운 시간이 었달까.

더물리아에서 제공되는 2가지 중의 한가지 트레이
산꼭대기 물리아풀빌라의 카페에서 제공되는 셀프 쿠키바 (여기도 개인당 트레이는 따로 제공되요)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뷰. 저~~산밑에 바닷가에 나의 숙소가 있다.

해 질 녘의 아름다운 누사두아 비치와 리조트의 풍경

누사두아 비치의 노을은 정말 아름다운데 이 시간에는 항상 수영을 하느라고.. 사진이 별로 없지만 몇 개 추려본다.

더물리아 로비에서 수영장 너머로 보이는 누사두아 비치
물리아리조트에 위치한 비치바
산꼭대기 물리아풀빌라의 공용 수영장
물리아를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장소.

저녁식사는 리조트 내의 여러 레스토랑에서 즐길 수 있다.

뷔페를 포함해서 한식/중식/일식/양식 모든 레스토랑이 있고 맛도 엄청 좋다.

내가 가장 만족스러웠던 곳은 뷔페였지만, 나에게는 가성비가 좋지 않았고, 두 번 이상 방문한 곳은 중식당이었다.

너무 맛있었어 베이징덕.
고풍스러운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던 중식당.

 

하루의 마무리는 숙소에서 따뜻한 자쿠지나 욕조에 몸을 담그며 ♥︎

이토록 밤이 깜깜해질 때까지 항상 수영을... 수영장내에서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다.

하루 종일 차가운(사실은 미지근한) 수영장 물에서 놀다 보면 저녁에는 따뜻한 물에 몸을 녹이고 싶어 진다.

숙소에는 욕실에도 큰 욕조가 마련되어 있고, 테라스에는 자쿠지가 있다. 자쿠지는 2시간 전에 얘기하면 따뜻한 물을 받아놓아 주신다.

저기 맨뒤에 보이는 자쿠지, 사진으로는 작아보이지만 욕조보단는 크다.
테라스에 있는 침대에서 하늘을 바라보는게 그렇게 좋았다. 대충찍어도 보이는 저 하늘의 별들...
이렇게 완벽하게 준비해주시는 와인도 한잔하면서, 언제나 즐거운 저녁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5일간의 긴-그러나 언제나 부족한- 쉼을 잘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도 이런 친절을..ㅠㅠ 

안에는 물리아에서 만든 핑크하트 모양의 수제초콜릿이 들어있었다.

더 물리아를 회상하자면, 내 인생에서 가장 완벽했던 5일간의 쉼이었던 것 같다.

열심히, 고되게 일하다가... 잠깐 시간을 내서 즐기는 완벽한 재충전.

 

이때가 불과 1년 전인데,

나는 이렇게 WORK HARD, PLAY HARD 하는 삶이 너무 행복했었고, 내가 평생 이렇게 살 수 있기를 소망했었다.

그리고 꼭 그렇게만 살아갈줄 알았다.

 

지금은 나는 완전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고, 완전히 다른 삶을 설계하고 있다.

 


저의 플렉스 기행문 즐거운셨나요? 여러분은 어떤 플렉스를 하고 계신가요? 혹은 하고싶으신가요? 아래에 댓글로 남겨주세요 :)

 

혹시 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계획인지도 궁금하신가요?

앞으로 차차 풀어나가 볼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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